국민들 사이에서는 헌법재판소가 박근혜에게 지나치게 끌려다닌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지만 헌법재판소의 재판진행은 재판절차의 공정성과 피청구인의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선해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헌법을 수호할 의무를 헌법으로부터 부여받은 헌법재판관들이 상황의 엄중함과 비상사태의 조속한 종결 필요성을 모를 리 없다. 또한 헌법재판관들은 주권자들이 헌법재판관들의 헌정수호 의지와 법률가로서의 양식을 믿고 묵묵히 인내하는 중이라는 사실도 또렷히 알 것이다.
과연 우리는 다가오는 대선에서는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뽑을 수 있을까? 솔직히 나는 회의적이다. 조만간 새누리당은 친박계 핵심인물 몇몇을 정리하고 당명을 바꾸어서 다시 등장할 텐데, 그러면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을 후회하면서 박근혜에게 투표했고, 지금 다시 박근혜를 뽑은 것을 후회하는 중인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은 이 이름만 바뀐 새누리당이 내세우는 후보에게 한 번 더 표를 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게다가 야당 후보는 여러 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왜 실망했다느니 후회한다느니 자기 입으로 말하면서도 번번이 같은 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일까? 간판이 바뀌었으니 다른 당이라고 믿는 것일까?